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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술서 현대 회화까지…35점 최초 공개"

LA카운티미술관(LACMA)에서 오는 25일부터 공개하는 체스터 장 박사의 기증품 ‘한국의 보물들’ 전시회에 이중섭, 박수근 등 한국의 거장들이 그린 한국전쟁 전후의 모습과 북한의 풍경화까지 한국에서도 보기 드문 작품들이 처음으로 공개된다.     20일 LACMA가 본지를 단독으로 초청해 공개한 전시회에서는 고려 시대 제작된 물병, 조선 시대 왕실에 주로 있던 16면체 꽃병, 불화 등 희귀 작품들이 전시된다. 또한 왕실 도화서 소속 화원이었던 이형록의 낙인이 찍힌 책거리, 퇴계 이황의 ‘성학십도’, 금강산과 한반도를 닮은 빼어난 수석까지 망라되어 있다.   이번 전시회를 직접 기획한 스티븐 리틀 큐레이터이자 아시아(중국·한국·동남아, 남아시아) 미술관장은 “이번 전시회에는 체스터 장 박사의 1차 기증품 중 최고의 작품들을 선별해 전시했다”며 “관람객들이 한국 미술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문화와 역사까지 골고루 맛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리틀 관장과의 일문일답.   -이번 전시회에 나온 작품들의 기준은.   “처음으로 한인 커뮤니티와 남가주에 공개하는 전시회인 만큼 체스터 장 박사의 1차 기증품 중 최고의 작품 35점을 골랐다. 거의 모든 작품이 미국에서 처음으로 공개되는 것이라 한인 커뮤니티뿐만 아니라 일반 관람객들에게도 한국의 멋과 아름다움, 역사와 문화를 볼 수 있도록 기획했다.”   -종류가 굉장히 다양하다.   “붓과 먹을 사용한 전통 한국화부터 유화, 도자기, 병풍, 수석까지 다양하게 전시했다. 관람객들에게 마치 레스토랑에서 코스 요리를 먹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하고 싶었다. 한 분야의 작품이 한꺼번에 너무 많이 전시되면 처음 보는 이들은 아무런 감흥이 생기지 않게 된다. 또는 부담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이번 전시회를 통해 다양한 한국 작품들을 감상한 관람객들이 다음 코스(전시회)를 기다리는 설렘을 가졌으면 한다.”   -이번에 공개된 작품은 언제 기증받은 것인가.   “지난 2021년 10월 체스터 장 박사가 기증 의사를 밝힌 후 처음 받은 130여점 중에서 고른 것이다. LACMA는 해마다 접수할 수 있는 기증품 수가 제한돼 있다. 특히 수장고 공간이 굉장히 협소해 한꺼번에 보관할 수 없는 상태다. LACMA에서 받은 장 박사 부자의 컬렉션은 미술관 역사상 가장 큰 한국 미술품 기증이다. 이 때문에 매년 장 박사의 기증품을 제한적으로 접수하고 있다. 하지만 전체 기증품에 대한 목록은 모두 완료됐으며 이는 곧 도록으로 발간될 것이다. 도록은 온라인으로 먼저 공개할 예정이다. 추후 기금모금 등을 통해 충분한 예산이 확보된다면 책으로도 발간될 것이다.”   -아직도 작품 기증 절차가 진행되고 있나.   “그렇다. 앞서 설명했듯이 수장고 공간이 협소한데 이를 보관할 장소를 빌리는 비용도 비싸 쉽지 않다. 하지만 새 건물이 완공되면 이러한 고민은 없어질 것이다. 또 이번에 전시 작품 중 일부는 전시회가 끝난 후 복원절차를 위해 한국에 보내질 것이다. 또한 일부 작품은 당시 사용했던 캠퍼스나 물감 원료 등을 조사하는 작업도 진행할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LACMA 새 미술관이 완공되면 또 다른 체스터 장 컬렉션 전시회를 기획해 진행할 것이다. 이 외에도 LACMA의 버지니아 문 큐레이터가 준비하는 모던 디자인을 보여주는 특별전도 기획하고 있다. 기대해달라.” (LACMA에 따르면 올 하반기에 공사가 완료될 예정이나 정식 개관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한인 커뮤니티에 전할 메시지는.   “LA에 거주하는 모든 한인이 꼭 방문해서 보길 바란다. 1세들에게는 모국의 그리움을, 2~3세들에게는 한국 고유의 예술과 문화를 만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이 기회를 통해 한국 문화를 제대로 모르는 남가주 주민들과 전 세계에서LACMA를 방문하는 여행객들에게도 한국의 아름다움이 널리 퍼지길 기대한다.”   ▶LACMA 주소: 5905 Wilshire Blvd. Los Angeles, CA 90036     ▶체스터 장 박사는   남가주 한인 커뮤니티의 올드타이머이자 사회공헌 활동가로, 지난 2021년 10월 본인과 아들 캐머런 장 박사(전문의)가 소장한 1000여점의 한국 고미술품을 LACMA에 기증했다. 〈본지 2021년 10월 14일자 A-1면〉 LACMA는 그 후 지금까지 장 박사의 자택에 보관됐던 기증품들을 수장고로 옮기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장연화 기자고미술 회화 한국 미술품 한국 작품들 이번 전시회

2024-02-20

LACMA 체스터 장 전시회 연다…'한국의 보물들' 공개

남가주 한인 커뮤니티의 올드타이머이자 사회공헌활동가인 체스터 장 박사가 지난 2021년 LA카운티미술관(LACMA)에 기증한 한국의 고미술품 일부가 오는 25일부터 6월 30일까지 일반인에게 공개된다.     LACMA는 25일부터 레스닉 파빌리온에서 장 박사와 아들 캐머런 장 박사(전문의)가 기증한 초기 컬렉션을 중심으로 전시회 ‘한국의 보물들’을 개최한다고 6일 발표했다.     LACMA는 한국의 전통 세속적이고 종교적인 그림, 서예, 남북한의 희귀한 20세기 중반 유화, 고려(918~1392)와 조선(1392~1897) 왕조의 도자기를 포함하여 35점을 공개할 예정이다.       전시회 기획은 중국·한국·동남아 및 남아시아 미술관장인 스티븐 리틀 큐레이터가 직접 맡았다.   앞서 장 박사는 지난 2021년 10월 본지를 통해 한국 현대 미술사의 대표적인 화가 이중섭과 박수근, 조선 시대 그려진 한국의 고미술품 1000여점을 LACMA에 기증한다고 밝혔다.〈본지 2021년 10월 14일자 A-1면〉   LACMA는 그 후 약 2년간 장 박사의 자택에 보관됐던 기증품들을 수장고로 옮기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LACMA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장 박사 부자의 컬렉션은 미술관 역사상 가장 큰 한국 미술품 기증”이라고 설명했다.   또 전시되는 작품은 지난 2021년 장 박사 부자로부터 기증받은 초기 아시아 미술 작품 100점 중에서 선정됐으며, 이 컬렉션은 주로 삼국 시대부터 20세기에 이르는 한국 회화, 서예, 조각, 도자기, 옻칠 가구 및 기타 예술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컬렉션에 있는 대부분의 작품은 한 세기 동안 장 박사 가족이 소유하고 있었고 공개적으로 전시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LACMA 주소: 5905 Wilshire Blvd. Los Angeles, CA 90036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체스터 전시회 한국 미술품 전시회 기획 한국 회화

2024-02-06

체스터 장 기증 작품 LACMA서 만난다

남가주 한인 커뮤니티의 올드타이머이자 사회공헌활동가인 체스터 장 박사가 지난 2021년 LA카운티미술관(LACMA)에 기증한 한국의 고미술품이 내년부터 일반인에게 공개된다.     LACMA에 따르면 내년 2월 25일부터 6월 말까지 특별 전시회를 통해 장 박사의 기증품 중 일부인 40여점을 공개한다.   ‘체스터와 캐머런 장 컬렉션의 한국 보물들’이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특별 전시회에는 한국 근대 미술사의 대표적인 화가 이중섭과 박수근, 변관식의 작품과 한국의 두 번째 서양화가로 평가되는 김관호 외에 조선시대 화가 이인문의 산수화 등을 소개한다.     또한 정조시대 왕실 화가 이형록의 낙관이 새겨진 4폭짜리 책거리, 고려시대 제작된 청동 물병과 조선시대 제작된 물항아리 등 희귀 도자기도 이번 특별 전시회에서 전격 공개될 예정이다.   LACMA는 또 8월부터는 한국과 협업을 통해 장 박사의 컬렉션을 보여주는 전시회도 준비 중이다. 관련 전시회는 내년이 용띠라는 점에 맞춰 구성될 예정이며, 리틀 디렉터는 관련 준비를 위해 다음 달 한국을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하반기 전시회의 경우 장 박사가 1966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 어머니(민병윤)를 대신해 기증한 10폭짜리 ‘천문도’를 LACMA가 처음으로 들여올 예정이라 남가주 미술계에 적지 않은 이벤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장 박사가 당시 기증한 천문도는 조선 시대 학자들이 다루던 천체와 서양식 천체가 그려진 그림으로, 18세기 초 조선의 과학지식을 대표하는 문화재로 꼽힌다.     이외에도 LACMA는 2025년 새 건물이 완성되는 대로 ‘체스터 장 전시관’으로 명명한 상설 전시관도 마련할 예정으로 알려져 기대를 모은다.   이와 관련 장 박사는 “한국 미술의 아름다움이 LACMA를 통해 남가주와 전 세계에 알려지길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장 박사는 평생 수집한 한국 미술품 1000여점을 LACMA에 기증한다고 본지를 통해 밝혔다. 〈본지 2021년 10월 14일자 A-1, 3면〉   당시 장 박사는 “그동안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것보다 사회환원을 통해 미국인들에게 한국의 아름다운 예술문화를 널리 알리겠다는 뜻을 세우고 아내(완다 장)와 아들 부부(캐머런·니콜 장)와 함께 기증 준비를 해왔다”고 말했다.     장 박사가 LACMA에 기증한 한국 미술품 규모는 미국 내 미술관으로는 최대 규모다. LACMA는 이후 올해 초까지 장 박사의 기증품을 분류해 기록하고 옮기는 작업을 해왔다. LACMA에 따르면 장 박사의 컬렉션을 담은 도록은 10년에 걸쳐 총 10권으로 나눠 발간하게 된다. 장연화 기자체스터 기증 한국 미술품 사회공헌활동가인 체스터 기증 준비

2023-06-22

체스터 장은 누구

    LA카운티의 대표적인 미술관인 LA카운티미술관(LACMA)에 평생 수집한 한국 미술품 1000여 점을 아들과 함께 기증하는 체스터 장 박사와 그의 소장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장 박사는 최근 본지에 한국 근대 미술사의 대표적인 화가 이중섭과 박수근의 작품은 물론 한국의 고미술품을 LACMA에 기증하기로 지난 3월 서약했다고 밝혔다.〈10월 14일자 A-1, 3면〉 장 박사가 기증하는 한국 미술품 규모는 미국 내 미술관으로는 최대 규모다.   장 박사가 14일 공개한 소장품을 보면 그림 작품 외에 도자기, 조각품 외에 자개 등 공예품까지 다양하다. 또 중국, 일본, 티베트, 베트남 등 해외를 여행하며 수집한 작품들도 30여 점 포함돼 있다.   고미술품은 고려 시대부터 조선 후기 작품까지 있으며, 일제강점기와 해방 후 한국전쟁 시절 제작된 한국 근대 작품도 다수 있다. 장 박사에 따르면 고미술품은 외증조부와 어머니(고 민병윤)로부터 대부분 물려받았으며, 한국 근대 작품은 장 박사가 한국에서 근무할 당시 틈틈이 수집했다. 또 북한 작품의 경우 워싱턴DC 등에서 열린 비공개 전시회 등을 통해 샀다고 밝혔다.   아버지(고 장지환)가 외교관이었다는 장 박사는 “외국인들과 대화를 할 때 한국 미술품을 이용해 분위기를 꾸미고 대화를 이어갔다”며 “그 때문인지 어려서부터 미술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고 좋은 작품은 구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장 박사는 한국 근대 작품 구입 배경에 대해서도 “당시 한국의 화가들은 가난했고 작품을 인정받지 못했다. 그림을 그릴 도구도 부족해 미군에서 나오는 두꺼운 종이박스에 그림을 그렸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장 박사는 한 예로 이중섭의 ‘아이와 소’를 보여주며 당시 미술 도구와 물감이 없어 올리브 오일과 미군 차량 기름을 이용해 박스에 그렸다고 설명했다.   1948년 외교관이던 아버지를 따라 미국에 온 장 박사는 경기고등학교와 LA고교를 졸업한 후 USC 교육학 석사와 오클라호마대 인간관계학 석사, 라번대 행정학 박사 등을 거쳤다.   롱비치 스튜어드 데이비스 항공사에서 근무하다 연방항공청(FAA) 지명검열관을 거쳐 서부지역 운항담당 매니저로 42년간 근무했다. 1만 시간이 넘는 비행 기록이 있으며 지난 2015년에는 한인으로는 처음 ‘라이트형제 마스터 파일럿 어워드’를 수상했다. FAA에서 수여하는 이 상은 항공계에서는 최고 명예로 꼽힌다. 2003년부터 LACMA 이사로 활동했다. 미주 한인 이민 100주년을 맞아 하와이대 한국연구센터에 100여 점의 한국 미술품을 기증했다. 또 USC와 스미스소니언 미술관 등에도 다양한 작품을 기증해왔다. 한편 LACMA는 장 박사가 기증한 한국 미술품을 전시하는 특별 전시회를 빠르면 올해 말 마련할 예정이다. 또한 새로 문을 여는 LACMA에는 ‘체스터 장 전시관’으로 명명한 상설 전시관도 마련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장연화 기자외조부시절 한국 미술품 하와이대 한국연구센터 한국 근대 체스터 장

2022-09-08

이중섭·박수근 작품 1차 이송에 포함…체스터 장 기증 미술품

체스터 장(82) 박사가 LA카운티미술관(LACMA)에 기증하기로 한 한국 미술품 1000여점의 이사가 시작됐다.   LACMA 아시아관 담당 국장이자 큐레이터인 스티븐 리틀 박사와 미술품 이동 전문팀은 13일 장 박사의 미술품 100점을 LACMA 수장고로 옮기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날 이동한 미술품은 한국 조선 시대 중기와 후기에 이름을 날린 김득신·유은홍·김명국의 작품과 이중섭·박수근 등 한국 근대미술 작품이 포함됐다. 전문가들은 수 시간에 걸쳐 각 미술품을 일일이 포장한 후 2대의 트럭에 나눠 싣고 이동했다.     소장품의 이사 과정을 일일이 챙긴 체스터 장 박사는 “섭섭하다. 그러나 한국 미술의 아름다움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리틀 박사에 따르면 1월부터 매주 또는 격주마다 미술품을 이동하게 되며 한 번에 100점씩 옮기게 된다. 이동된 미술 작품들은 LACMA에서 소독 과정을 거친 후 영구 보관된다.   리틀 박사는 “기증받은 미술품의 도록 작업도 벌써 시작됐다”며 “앞으로 매년 1권씩 발간해 10년간 총 10권의 책으로 정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LACMA는 내년에 장 박사의 기증을 기리는 기념행사를 열고 늦어도 2년 안으로 기증품을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전시회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장 박사는 지난 10월 LACMA에 자신과 가족이 소장하고 있는 한국 고미술품 등 1000점을 기증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 내 미술관이 기증받은 한국 미술품 규모로는 가장 크다. 〈본지 10월 14일 자 A-1, 3면〉   주류 사회에서 한국 문화재 기증자로 잘 알려진 장 박사는 한인으로는 처음 연방항공청(FAA) 검사관직을 맡았으며 미 국방부 산하 국방대학교(NDU) 재단과 LACMA 이사로 활동하면서 USC, 하와이대 한국학센터 등에 꾸준히 한국 미술품을 기증해왔다. 장연화 기자이중섭 박수근 기증 미술품 한국 고미술품 한국 미술품

2021-12-13

[중앙 칼럼] 체스터 장·스티븐 리틀 박사의 대화

“화가들은 자신들이 그린 작품에 고유의 도장이나 이름을 새깁니다. 날인 스타일에 따라 작품의 진품 여부를 결정합니다. 하지만 세월에 따라 도장이 바뀌는 화가도 있습니다. 바로 북한 화가로 유명한 김관호씨죠. 그의 작품을 분석하면 시대에 따라 날인 스타일이 다릅니다.”   LA카운티미술관(LACMA) 아시아관 디렉터이자 큐레이터인 스티븐 리틀 박사는 작가의 이름이 나오자마자 한국 미술의 역사를 줄줄 꿰뚫었다.     리틀 박사가 최근 들어 공부하고 있는 이중섭 화가 이름도 나왔다.     “이중섭 화가의 그림을 분석하니 재미있는 게 발견됐습니다. 그가 쓴 검은색 물감이 진짜 검정 물감이 아니라는 거죠. 성분 분석 보고서를 보면 검은색은 동물 뼈를 태운 것입니다. 물감을 살 돈도 없을 만큼 가난해 검은 숯으로 변한 동물 뼈를 사용해야 했던 당시 예술가들의 삶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리틀 박사가 설명한 작품 감정 보고서는 체스터 장 박사가 보여주는 다른 박스 안에 담긴 종이 뭉텅이에 있었다. 이 박스엔 장 박사가 소장한 미술품을 분석한 보고서들이 담겨 있었다. 보고서는 도자기나 그림의 색상과 재질, 재료까지 자세히 분석했다.     LACMA에 자신이 소장한 한국 미술품 1000여점을 기증하기로 한 장 박사는 그 기록들도 모두 미술관에 보낸다. LACMA가 앞으로 기증받은 한국 미술품을 활용하는데 필요한 기초 자료이기 때문이다.     장 박사가 자신의 미술품을 감정하기 시작한 때는 1960년부터였다고 했다. 지금도 미술 감정 기술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영국에까지 작품을 들고 가서 감정을 받았다고 했다.     감정하는데에도 거액의 돈을 들였다는 장 박사는 “지금 생각해도 가장 잘한 일 같다”고 말했다.     “감정하겠다고 결심하기 쉽지 않아요. 진품으로 확인돼도 잠을 못 자고 가짜로 판정받아도 잠을 못 이루기 때문입니다. 홍콩의 부호는 감정을 받으러 왔다가 그냥 포기하고 돌아갔어요. 하지만 난 두려움을 깨뜨리기로 결심했습니다.”   리틀 박사의 이야기를 듣던 체스터 장 박사가 의자에서 일어나 주섬주섬 작은 항아리 하나를 꺼내며 한 말이다.     청록색 바탕에 새가 그려진 작은 항아리는 마침 햇살을 받아 보석처럼 반짝였다.   그가 가져온 이 작은 항아리는 이중섭 화가가 당시 남긴 도자기라고 했다. 항아리 바닥에는 이중섭의 이름을 알려주는 날인이 선명했다.     “한국전쟁 시절 부산에 그릇을 만들던 가마가 딱 1곳 있었죠. 그곳은 배고프던 예술가들이 유일하게 돈을 벌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접시, 항아리 등 도자기 그릇에 그림을 그려서 팔면 돈이 됐거든요. 이중섭도 그렇게 자신의 재능을 팔았습니다. 하지만 나중엔 자신의 그림이 들어간 접시를 모두 깨뜨렸다고 합니다. 예술가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죠.”   이날 물감의 성능으로 시작된 둘의 대화는 화가의 작품 분석에서 한국과 중국의 문화 교류의 출발점까지 뻗어갔다. 둘의 대화를 듣고 있자니 마치 대학 강의 같다. 한국 미술사가 이렇게 재미있었나 싶으면서도 그 짧은 시간에 한국 미술에 대한 자부심이 가득 찼다.     가치를 따질 수 없는 귀한 한국의 미술품을 LACMA에 기증하기로 결정한 장 박사의 결정이 새삼 존경스럽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작품들을 남가주 한인사회가 접하고 나눌 기회가 생겼다는 게 감사하다.   장연화 / 사회부 부국장중앙 칼럼 체스터 스티븐 한국 미술사 한국 미술품 리틀 박사

2021-11-11

체스터 장 LACMA에 한국 미술품 1000점 기증

  한국 현대 미술사의 대표적인 화가 이중섭과 박수근의 작품은 물론 조선 시대 그려진 한국의 고미술품을 LA카운티미술관(LACMA))에서 영구적으로 감상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LA 한인 커뮤니티의 올드타이머 체스터 장(82) 박사는 평생 수집한 한국 미술품 1000여점을 LACMA에 기증한다고 12일 밝혔다. 장 박사가 LACMA에 기증하는 한국 미술품 규모는 미국 내 미술관으로는 최대 규모다.   장 박사는 지난 3월 초 LACMA에 소장하고 있는 한국 미술품을 모두 기증하기로 서약했으며 LACMA와 최근 마무리 작업 중이라고 밝혔다.    장 박사는 “그동안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것보다 사회환원을 통해 미국인들에게 한국의 아름다운 예술문화를 널리 알리겠다는 뜻을 세우고 아내(완다 장)와 아들 부부(카메룬ㆍ니콜 장)와 함께 기증 준비를 해왔다”고 설명했다.   LACMA에 기증하는 1000여 점 중 720점은 장 박사가 소장하고 있는 미술품이며, 350여 점은 아들 부부가 소장한 미술품이다.     장 박사에 따르면 LACMA는 1차로 지난 6개월 동안 정리한 작품 100여 점에 대한 감정을 맡긴 상태이며, 나머지 기증품도 단계적으로 정리, 감정 단계를 거쳐 미술관으로 이동하게 된다.    1차 기증 목록을 보면 한국 조선 시대 중기와 후기에 이름을 날린 김득신·유은홍·김명국의 작품과 이중섭·박수근 등 한국 근대미술 작품 외에 도자기, 고지도, 자개 등 공예품까지 방대하다. 또 신라, 고려 시대 작품부터 중국과 일본, 티베트, 베트남 미술품과 공예품도 포함돼 있다.    장 박사에 따르면 LACMA의 중국과 한국 미술부 수석 큐레이터인 스티븐 리틀이 직접 직원들과 함께 매주 한 차례씩 장 박사의 자택을 방문해 기증 목록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LACMA는 기증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장 박사 소장품 전시회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져 주류 미술계뿐만 아니라 한인 커뮤니티에도 한국 예술 문화를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류 사회에서 한국 문화재 기증자로 잘 알려진 장 박사는 한인으로는 처음 연방항공청(FAA) 검사관직을 맡았으며 미 국방부 산하 국방대학교(NDU) 재단과 LACMA 이사로 활동하면서 USC, 하와이대 한국학센터 등에 꾸준히 한국 미술품을 기증해왔다.     "내가 수집한 작품 모든 사람과 보고 싶었다" LACMA에 한국 미술품 기증 체스터 장 박사    추산 가치 5000만불 북한 미술품도 있어    체스터 장 박사로부터 미국 미술관 사상 최대 규모의 한국 미술품을 기증받는 LA카운티미술관(LACMA)은 중국과 한국 미술부 수석 큐레이터인 스티븐 리틀이 직접 나서 챙길 만큼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 박사는 처음에는 스미소니언 미술관을 기증 장소로 고민했으나 거주지와 가까운 LACMA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장 박사는 “기증했지만 평생 소장했기 때문에 무척 보고 싶을 것 같다. 그래서 보고 싶을 때 언제든 찾아갈 수 있는 가까운 미술관을 기증 장소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장 박사는 이어 “한국 미술품을 사랑한 어머니가 물려준 미술품들과 내가 수집한 작품들을 모든 사람과 함께 보고 싶었다”며 “전시회에 많은 이들이 찾아와 관람하고 관심을 가져준다면 그보다 더한 기쁨은 없을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장 박사가 LACMA에 기증하는 미술품들은 신라, 고려, 조선 시대는 물론 근현대 한국 작품들까지 망라한다. 장 박사는 기증품의 가치를 5000만 달러에 상당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기증 미술품 목록 중에는 한국 조선시대에 이름을 날린 김득신·유은홍·김명국의 작품 외에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화가인 이중섭과 박수근을 비롯해 변관식·허백년 등 근현대 화가들의 작품도 다수 포함돼 있다. 그뿐만 아니라 보기 힘든 북한 화가(김관호·이쾌대)들의 작품도 소장하고 있어 미국에서 한국과 북한의 미술사를 공부하는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장 박사에 따르면 LACMA는 장 박사의 기증 작품을 상설 전시관에 전시하는 외에도 협력 교육기관인 남가주의 8개 대학에 전시하는 등 다양하게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LACMA는 현재 장 박사가 기증 의사를 밝힌 지난 3월부터 6개월 동안 1차로 정리된 소장품 100여 점에 대해 감정 평가를 진행 중이다.   장 박사가 소장한 일부 미술품과 도자기들은 워싱턴DC에 있는 스미스소니언 미술관 산하 아시안 문화역사프로그램을 통해 도록이 제작돼 있어 LACMA의 감정 평가 절차에 적잖은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 박사는 “미술품의 가치를 평가하는 감정 절차는 3단계로 꽤 복잡하다. 모든 절차가 완성되면 소장품의 가치는 지금보다 더 크게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연화 기자

2021-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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